옛날 어느 고을에 공생원이 살고 있었는데
집안은 넉넉한 편이었지만
모자라는 마누라와 자식이 있었다
그러나 이 공생원은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 위인이었다
헌데 그 부인에게는 열일곱 살된 몸종이 하나 있었는데
인물이 곱고 몸매가 뛰어나
생원이 은근히 눈독을 들여오고 있었으나
부인의 눈이 무서워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차
하루는 친구인 의원을 찾아가
속내를 털어놓고 의논을 하였다.
"사실은 내 사정이 이러이러하니
내가 만일 병이 났다고
자네를 부르거던 자네는 이러이러하게 말해 주게나. !"
하고.. 단단히 부탁해 놓았다 .
며칠 후에. 생원은 배를 움켜쥐고 방바닥을
뒹굴며 죽는다고 아우성 치자
부인과 아들이 기겁을 하여 의원을 불러왔다.
의원은 진맥을 하고 나서. 하는 말이
"허허 이거 병증세가 심상치 않은걸."
"어떻게 약을 써야겠읍니까. 의원님?"
"약이라곤 딱 한가지 있긴 하지만...."
"무슨 약이라도 구해 올테니 가르쳐만 주세요."
"십 칠팔세 숫처녀하고 병풍 안에 들어서
가슴을 맞대고 땀을 내야만 낫겠는데
그걸 어찌 구하겠소."
이때 생원의 부인.. 이 말을 듣고 급히 아들을 불러
"내 몸종 아이는 내가 친딸처럼
한 이불밑에서 길러
왔으니 틀림없는 숫처녀다.
그 애라도 쓰도록 하라."
이리하여 그날 밤.
병풍으로 방을 가리고 몸종 아이를
들여 보낸후 아내가 몰래 들여다 보니
밤자리 일과 다를 게 없는지라.
아들보고
"그것이 가슴대고 땀을 내는 약이냐? 내가 해도 되는일을."
하며 투덜 거리며 불평을 늘어놓자
아들은 어머니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
"어머니는 어찌 어리석은 말씀만 하세요
그럼 어머니가 숫처녀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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