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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이런일 저런말

US오픈 테니스 한쪽 다리없는 '볼 걸'

by 세월따라1 2008. 9. 1.

US오픈 테니스 한쪽 다리없는 '볼 걸'

켈리 브루노 "장애인 스포츠 널리 알리고 싶어 지원"

 

US오픈 테니스대회엔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한 '볼 걸(ball girl·공을 주워주는 여성)'이 있다. 24살의 켈리 브루노가 그 주인공. 한 쪽 다리가 없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해내는 브루노의 모습은 베이징올림픽 여자 10㎞ 수영 마라톤을 완주해 큰 감동을 안긴 나탈리 뒤 투아(남아공)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브루노가 수영 1.5km, 사이클 40㎞, 마라톤 10㎞를 소화하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이기도 해 사람들의 놀라움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노는 오른쪽 다리에 선천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절단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보통 사람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축구·농구·야구 등 여러 스포츠를 즐겼다. 고교 시절 육상선수가 돼 200m와 800m에서 장애인 부문 세계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트라이애슬론은 대학에 들어간 후에 시작했다.

 

▲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있는 켈리 브루노는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볼 걸’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제공

지난 6월 뉴욕시티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출전했던 브루노는 "일반인들에게 장애인 스포츠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존 코프 미국테니스협회(USTA) 전무 이사의 조언에 따라 볼 걸에 지원했다.

장애인이라고 특혜는 받지 않았다. 400여명의 일반 지원자와 똑같은 테스트를 받고 최종 75명에 선발됐다. 18년간 US오픈에서 테니스공 관련 일을 맡고 있는 티나 탭스는 "다리가 없는 지원자를 보기는 처음이었지만, 브루노의 운동 능력은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브루노는 "열정적인 경쟁이 살아있는 테니스코트에 서있는 것만으로 즐겁다. 선수들이 보여 주는 스포츠 정신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세영 기자 jungs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