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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이런일 저런말

'바이오닉 여성' 클라우디아 미첼

by 세월따라1 2008. 9. 11.
▲ 데일리 텔레그래프
"요즘 저는 '유레카(eureka)'의 순간들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내가 이걸 했다니 믿을 수 없다'며 어안이 벙벙해지지요."

2004년 사고로 왼팔을 잃은 후 2006년 '컴퓨터 팔'을 이식 받아 세계 최초의 '바이오닉 여성(bionic woman)'으로 불렸던 클라우디아 미첼(Mitchell·28·사진)의 근황을 미국 ABC 뉴스가 8일 소개했다.

사고 당시 미국 해병대 소속이었던 미첼은 타고 있던 오토바이가 갑자기 고장나는 바람에 고속도로 가드레일에 왼팔이 절단됐다. 봉합 수술은 실패했고, 그는 의수(義手)를 달고 살아가야만 했다

미첼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냉혹했다. 팔을 거의 어깨까지 절단했기 때문에 전혀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간신히 팔을 선반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였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를 구한 것은 시카고 재활의학 연구소가 개발한 최첨단 신경외과 수술 방법. 로봇 팔을 장착, 환자의 어깨가 아니라 생각에 의해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2006년 의료진은 미첼의 어깨에서 팔의 운동신경들을 떼어내 가슴 근육 아래에 집어넣었다. 의료진은 신경들이 되살아나 가슴 근육을 움직이고, 결국엔 가슴 근육의 전자 신경 신호가 새 생체공학 팔에 전원을 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미첼은 컴퓨터 팔을 움직여 셔츠를 개거나, 야채를 썰거나 와인 마개를 따는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간단한 작업들을 할 수 있다. 물론 로봇 팔을 가지고 살아가는 데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미첼은 샤워를 하다가 뜨거운 물이 가슴에 닿으면 사라지고 없는 왼손에 뜨거운 물이 닿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슴을 만지면 잃어버린 손의 모든 감각이 느껴진다. 수술 중에 의료진이 운동신경뿐 아니라 감각신경도 이식했기 때문에, 미첼의 뇌가 팔의 위치를 가슴 부위로 인식하고 있는 것.

현재 '살아있는 소머즈'로 불리며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미첼은 "나는 초인(超人)이 될 생각이 없다. 평범한 인생에 주어진 두 번째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고 밝혔다.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