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총의 변천사
소총이 군인의 기본화기로 채용된 것은 19세기 부터였다. 이전까지는 머스킷 총이 군인의 표준화기였고, 강선이 있는 총기인 소총은 재장전이 어려워 당시에는 특등사수에게만 지급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 이르러서는 소총은 이미 군의 표준화기로 자리 잡았는데, 노리쇠를 손으로 당겨 한발씩 장전하면서 탄피를 제거하는 볼트액션식 소총이 주류였다가, 2차 세계대전에 즈음하여 미군이 수동 장전이 필요없는 반자동 M1 개런드 소총을 표준화기로 채택하면서 일대 혁명을 가져왔었다.
그러나 소총에서 진정한 혁명을 가져온 것은 나치 독일이 개발한 StG44 (Sturmgewehr 44) 돌격소총이었다. 나치의 패망으로 본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StG44는 무려 43만정 가까이 생산되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StG44는 이후 소총의 양대 산맥인 소련의 AK-47과 미국의 M16에 영향을 주면서 현대적인 소총의 아버지가 되었다. 냉전시절에는 소련에서는 AK-47이, 미국에서는 M-16이 주력화기로 채택되었으며, 숙명의 라이벌 관계에 있는 이 소총들은 베트남전, 걸프전을 거쳐 오늘에도 대결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AK-47은 1949년부터 소련에 제식 채용되어 1억 정 이상이 생산되었으며, 지금도 매년 백 만정 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AK-47은 무려 1억정 이상이 생산되면서 전세계에 널리 보급된 소총이다.
새로운 소총을 찾아서
이렇게 소총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전쟁에서 소총에 맞아 전사하는 사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소총에 요구되는 기능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 레이저 조준기나 도트 사이트, 야간조준경 등 각종 부가장비들이 늘어가고 있다. 소총 자체의 무게는 2~3kg에 불과하지만 각종 부가장비를 장착하면 결국 7~8kg에 육박하는 무게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군사강국이라는 미국은 차세대 소총인 OICW(Objective Individual Combat Weapon)을 야심차게 추진해 왔다. OICW는 소총과 유탄발사기, 그리고 첨단 조준경을 통합한 궁극의 소총이 될 예정이었다. 특히 공중폭발탄의 채용으로 살상력을 높임으로써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병사가 탄생할 터였다. 그러나 이 OICW 사업은 중량 및 가격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채 현재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미군은 OICW라는 차기 소총을 개발하면서 미래 보병화기의 트렌드를 선도하였으나, 아직도 제식채용에 이르지 못하고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육군 소총의 역사
우리 육군은 광복 후 국방경비대 시절에는 일제가 남기고 간 38식과 99식 소총을 주 무장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건군에 즈음하여 미제 M1 소총을 지급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월남전을 계기로 M16이 보급되기 시작하여 1974년부터는 국내면허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M16의 면허생산이 끝나자 국산소총의 개발로 방향을 돌려 K1 5.56mm 기관단총을 거쳐 K2 소총의 생산이 시작되었다. K2 소총은 특히 M16소총의 가스작동식 대신에 AK47에서 채용한 가스피스톤 방식을 채용하여 야전신뢰성을 향상시켰다. 즉 20세기 소총의 양대산맥인 M16과 AK-47 소총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든 소총이 바로 K2 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육군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미국조차 포기한 차세대 소총의 개발에 성공하였다. 이것이 바로 K11 차기복합소총이다.
일당백의 차기소총 XK11
K11은 2000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06년 10월 시제품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약 16개월의 운용시험평가 끝에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고 실전배치가 결정된 것이다. K11은 OICW 등 미래형 소총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모두 달성하였다. 특히 사거리 컴퓨터로 제어되는 공중폭발탄을 운용할 수 있어 적의 밀집병력이나 은폐/엄폐한 병력에 대하여 뛰어난 살상력을 자랑한다.
특히 공중폭발탄은 표적의 3~4m 상공에서 폭발하는 유탄으로, 구경이 20mm에 불과하지만, 기존의 40mm 유탄보다도 더욱 효과적인 살상력을 자랑한다. 또한 이중총열구조를 채택하여, 별도의 방아쇠로 운용되는 K201 유탄발사기와는 달리 소총 자체의 방아쇠 하나로 5.56mm 소총탄과 20mm 공중폭발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다. 또한 K11은 2배율의 주야조준경과 사격통제장치 등 첨단장비들을 내장하여, 밤과 낮을 지배하는 강력한 소총으로 자리잡게 된다.
K11은 ADD(국방과학연구소)의 주도하에 S&T 대우, 이오시스템, 풍산, 한화, 한성 ILS 등 국내 유수의 방위산업체들이 개발에 참여했으며, 무려 185억 원의 예산이 사용되었다. K11의 정당 가격은 1600만 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K11은 내년부터는 더이상 '차기복합소총'이 아니다. K11이 실전 배치되면 우리 육군은 세계최초로 공중폭발탄을 제식 운용하는 군대가 될 것이다. 강한 전사, 강한 육군,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20mm HEAB 시제탄의 내부 구성도이다. 매우 작은 크기임에도 수많은 전자부품이 밀집되어 있어
실제 고폭탄의 적용부분이 매우 한정됨을 알 수 있다.
▲ 20mm HEAB탄의 형상이다.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전방부분에는 파편을 형성하는 금속제 케이스가,
중간부는 XK11로부터 전자기 유도로 정보를 획득하는 수신부이고,
후방은 추진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탄피이다.
* 20mm HEAB탄의 <4가지 신관모드>를 살펴본다.
1. <공중폭발(AB)모드>는 목표의 3-4m 높이에서 20mm HEAB탄을 공중 폭발시켜 확산된 파편으로 적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지면에서 탄이 폭발하는 것과 비교해 약 3배 이상의 피해면적을 자랑한다. 덕분에 20mm탄의 탄약중량은 현재 운용되는 40mm탄과 비교해 1/3정도에 불과하지만, 공중폭발능력을 이용해 40mm탄과 동등한 위력을 발휘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국형 HEAB탄의 정확한 위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살상에 이르는 가해반경은 직경 3-4m정도로 알려지며, 가해범위 안에 비교적 불균질한 파편공격을 가하는데, 파편의 에너지량은 유효사거리 내라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미군의 케블러 헬멧과 한국육군의 표준형 방탄복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2. <접촉폭발(PD)모드>는 그야말로 접촉하는 순간에 터지는 모드로, 적이 근접하여 사격통제장치를 운용할 수 없거나, 사격통제장치가 고장나도 이 모드만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3. <충격지연(PDD)모드>는 유리창이나 얇은 목제문과 같은 소프트한 방호물을 관통한 이후, 실내에서 탄을 공중 폭발시키는 모드이며, 특히나 시가전에서 유용한 모드라 하겠다.
4. <자폭(SD)모드>는 오사되거나 고장난 탄이 2차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드이다. 모든 운용모드에서 자폭모드가 적용되어 잘못 발사된 탄이 지상에서 2차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되어있다. 이들 기능이외에도 XK11은 사격통제장비의 <목표추적모드>를 이용해 30km이하로 비교적 빨리 움직이는 보병집단, 트럭이나 혹은 전차 및 장갑차의 이동량을 추적하고, 미래를 위치를 향한 사격을 통해 노출된 보병들을 공격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북한군이 여전히 전차와 기계화보병전투차를 보호하고자, 차량 후방부에 보병을 탑승시키는 전법을 사용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한반도의 전장상황에서 큰 가치를 발휘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기사 참조 : 도깨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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