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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이런일 저런말

이만섭 전 국회의장 정치권에 전방위 쓴소리

by 세월따라1 2008. 12. 6.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5일 정치권에 쓴소리를 퍼부었다. 여야 지도부는 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현직 대통령까지 정치 원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 의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172석인데 말만 무성하지 되는 게 없다”며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은 똘똘 뭉쳐 밀고 나가야 하는데 그럴 힘이 전혀 없다”고 한나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 이 전 의장은 여당 내에서 친박근혜계와 불화하는 친이명박계도 꾸짖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 쪽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는 일에 방해하는 일이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방해 안 하는 것만 해도 (친이계는)고맙게 생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박 전 대표에게도 “박 전 대표가 다음 대통령 생각을 하면 절대 안 된다”며 “계파의 보스(boss)보다 나라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갖고 일하다 보면 자연히 기회가 올 것”이라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이어 이 전 의장은 민주당을 향해 “예결소위 야당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답답해 눈물이 날 정도”라며 “저래 가지고는 민주당이 다시 정권을 못 잡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 강경파의 ‘개혁론’에 대해서도 그는 “국회에서 발목 잡는 게 무슨 개혁이냐. 민주당이 (지지율) 10%대인데 이런 식으로 인상을 주면 앞으로 9%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이 전 의장은 “내가 한 달만 민주당을 맡든지, 한나라당을 맡으면 군기(軍紀)를 바꿔놓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연초 개각설과 관련해서도 그는 “경제팀뿐 아니라 애국심 없는 사람, 사명감 없는 사람들, 쓸데없이 말을 해서 자꾸 사고 내는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고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하지만 거국 내각 필요성에 대해선 “청와대 여야 대표회담도 민주당이 거절했는데 무슨 되지도 않을 거국내각이냐. 대통령 권위만 떨어진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구속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 전 의장은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입을 뗐다. 그런 뒤 “대통령은 직계 가족에 대해 특히 엄해야 한다.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24시간 감시를 하고, 심지어 미행도 시키고 경우에 따라 연금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처사촌인가 하나 사고가 났다”며 “철두철미하게 감시하고 그런 혐의가 있으면 아주 무자비하게 내리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전 의장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말로만 사과하지 말고 집에 조용히 들어앉아 있으면 좋겠다”며 “심심하면 나와 손 흔들고, 자기가 영웅인 것처럼…”이라고 혀를 찼다.

남궁욱 기자

 http://news.joins.com/article/3406408.html?ctg=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