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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이런일 저런말

日 수출 국산 전기차, 한국선 못 달리는 까닭

by 세월따라1 2009. 9. 8.

국산 전기 자동차가 이달부터 일본 도로를 달린다. 경차에 붙이는 노란색 번호판을 달고서다.

국내 전기차 전문업체인 CT&T는 일본 태양에너지 업체인 시바우라와 전기차 ‘이존(e-ZONE)’ 800대 수출 계약을 하고 최근 1차분 200대를 선적했다고 7일 밝혔다. 내년에는 전일본정비연합이 만든 업체인 오토렉스에 추가로 3000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내년부터 미국 등에 수출할 전기차 디자인을 위해 글로벌 디자인 전문회사인 이노디자인과 계약을 했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사장은 그간 혁신적인 가전제품 디자인을 주로 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자동차를 디자인할 예정이다.

◆가정용 전기로 충전하는 차=일본 수출 전기차는 일반용 2인승 경차다. 현지 사정에 맞게 핸들은 오른쪽에 달았다. 리튬이온 2차전지를 단 고급 모델은 최고 시속 60㎞에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20㎞를 달릴 수 있다. 충전은 100∼220V 가정용 전원으로 네 시간 정도 충전하면 된다. 전기료는 한 달에 국내 기준으로 1만∼1만5000원이 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 값은 기본형이 2800만원(214만9000엔) 정도지만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70만~77만 엔)을 받으면 실제 구입가는 148만 엔(약 1930만원)에 불과하다. 납축전지를 단 저가형은 충전 후 주행거리가 60㎞지만 가격은 300만원 정도 더 싸다.

CT&T의 이영기 사장은 “지난해 미국·중국에 주차단속 경찰차와 관공서용으로 전기차를 수출했지만 일본 수출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판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노인층이나 가정용 세컨드카로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도 이 차에 관심을 많이 보여 지난달에는 앤드루 아도니스 영국 교통부 장관과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일행이 충남 당진에 있는 CT&T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국 측은 2012년 런던올림픽 공식 전기차 지정에 관해 논의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이 회사의 노인수 글로벌 영업본부장은 “일본에서는 보조금 덕분에 현지 소비자 가격이 1000만원대 중반이라 동급 소형차보다 싸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CT&T는 내년에 LG화학에서 성능이 향상된 2차전지를 납품받아 일본(3000대), 미국(1만 대) 등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 전지를 달면 최고시속 80㎞까지 가능하고 주행거리도 150㎞ 이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가격이 200만원 정도 비싸진다. CT&T는 다음 달 도쿄모터쇼에서 전기차 업체 가운데 최대 부스를 만들고 10여 가지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디자인에 재미 더할 것”=CT&T는 내년 본격적인 미국 수출을 앞두고 디자인을 보강하기 위해 이노디자인과 손을 잡았다. 성능과 가격에 자신이 있는 만큼 디자인만 강화된다면 수출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이노디자인은 차세대 전기골프카, 도시형 전기차, 이륜 전기차를 디자인할 예정이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사장은 “늘 관심이 있던 자동차 디자인에 진출해 기쁘다”며 “전기차의 친환경 이미지를 살려 현대적이면서도 일반인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카트 포함 올 매출 1000억 기대

☞◆CT&T는=현대차 임원 출신 10여 명이 주축이 돼 만든 회사다. 2002년 설립돼 전기 골프 카트를 양산하면서 기술을 축적했다. 2007년부터 국내 골프 카트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이영기 사장은 현대차 상용수출담당 상무를 지냈다. 지난해 3671대의 전기차(골프 카트 포함)를 팔아 2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만3000대를 팔아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한국선 일반 도로 못 달려

◆한국은 전기차 법규도 없어=일본은 전기차가 일반 도로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CT&T가 만든 전기차는 일본에서 경차(배기량 660㏄)와 마찬가지로 노란색 번호판을 달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관련 법규가 없다. 이는 ▶도로 소통에 지장을 준다(경찰청)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국토교통부) ▶엔진배기량이 없어 자동차세 등 세수 확보에 문제가 생긴다(재정경제부)는 등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전기차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미쓰비시·닛산 등 일반 자동차 업체가 개발하는 풀 스피드(시속 100㎞ 이상)와 시속 60㎞ 이내로 근거리 출퇴근용 등으로 주로 쓰이는 시티카다.

일본 정부는 올해 7월 미쓰비시자동차가 세계 처음으로 전기차 ‘아이미브’를 시판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책을 확정했다. 아이미브는 최고 시속 120㎞까지 달릴 수 있는 풀 스피드 전기차로 보조금(최대 100만 엔)을 받아도 300만 엔(약 43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원문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677/3764677.html?ctg=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