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제품, 〈프로토타입 올 일렉트로닉 스틸 카메라〉 (일명 베이비)
1976년 코닥에서 근무하던 젊은 엔지니어 스티븐 새슨이 개발한 ‘프로토타이프 올 일렉트로닉 스틸 카메라’의 화소수는 고작 1만 화소였다.
이 카메라는 여러 회사의 부품으로 몸체를 만들고 렌즈는 당시 코닥에서 생산하고 있던 슈퍼 8㎜ 무비카메라용 중고 렌즈를 사용했다.
이 렌즈에는 아날로그 이미지를 디지털화해주는 회로기판이 6개나 붙어 있었다. 니켈 카드뮴 전지는 16개 달려 있었다.
가장 중요한 부품은 역시 열 받으면(?) 작동이 멈춰버리는 1만 화소짜리 CCD다.
하지만 이미지를 디지털 파일로 바꾼들 저장할 곳이 없으면 무용지물. 일렉트로닉 스틸 카메라의 저장장치는 카세트테이프였다.
이것저것 부품을 모두 합쳐 3.8㎏의 육중한(?) 무게를 가진 ‘일렉트로닉 스틸 카메라’에 저장된 이미지를 보려면 또다른 장치가 필요했다. 요즘처럼 엘시디(LCD)에 바로 촬영된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티브이 화면으로 이미지를 변환하는 장치가 필요했다.
1장의 이미지를 저장하는 데 23초의 시간이 필요했고, 다시 읽는 데도 그만큼 시간이 필요했다. 휴대용이라고 하기엔 무겁고, 다루기도 힘들었던 이 카메라를 스티븐 새슨과 동료들은 ‘베이비’라고 불렀다.
한 젊은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디지털카메라는 필름의 전성시대를 한껏 누리고 있던 코닥의 입장에선 시장성이 없어 보였다. 완성품을 만들려면 투자도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회사 경영진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결국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베이비’는 사내 시연회에서만 반짝 소개된 뒤 잊혀졌다.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26년이 지난 2001년이었다. 그사이 캐논, 니콘, 소니 등 일본 카메라회사들은 디지털카메라 완제품 시장에서 완벽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코닥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만으로 자족할 수밖에 없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987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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