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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알아두면 유용한

급식체를 아시나요

by 세월따라1 2018. 8. 27.

※젊은층이 은어처럼 쓰는 말을 쉽게 풀이하는 ‘급식체를 아시나요’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초중고생이 쓰는 말을 뜻합니다.



<1> 문찐…촌스럽고 유행에 뒤처지다


‘문화찐따’를 줄인 말. 최신 유행에 뒤처져 주변에서 촌스럽게 느끼거나 또래끼리 쓰는 은어·

유행어를 알아듣지 못할 경우에 주로 쓴다.

예) “문찐이 무슨 뜻이야?” “그 말 뜻도 모르는 니가 문찐이야.”

 ‘찐따’라는 말은 ‘학업 발달이 느린 사람’을 뜻하는 ‘지진아’의 어근 ‘지진’이 된소리화하면서 ‘찌질’이 되고, 이와 발음이 비슷한 ‘찐따’로 다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짝이 맞지 않음을 뜻하는 일본 은어 ‘찐빠’에서 왔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전자라면 특정 분야에서 자기보다 지식 습득이 느린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고, 후자라면 장애인 비하다.



<2> 갑분싸… 재미없는 이야기를 끊으려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를 줄인 말.

대화하다 상대방이 웃기려고 했으나 재미없는 이야기를 이어가 분위기가 처졌을 때 주로 쓴다.

‘갑분싸’를 외쳐서 상대방이 더 이상 재미없는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예) “아… 갑분싸” “음…”

갑분싸는 1990년대 등장한 ‘썰렁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활용되다 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이 자주 언급하면서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널리 퍼졌다. 최근에는 일반 성인도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



<3> 일겅…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거 리얼(real·진짜)’→ ‘이거 레알’→ ‘이거 ㄹㅇ’ 과정을 거친 뒤 초성 두 글자가 받침으로 내려온 사례.

‘축약어 급식체’ 중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변형 과정을 거친 말이다.

“그 말이 맞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최근에는 ‘ㅇㅈ? ㅇ ㅇㅈ(인정? 어 인정)’에 사용 빈도가 다소 밀리는 추세지만 인터넷에서는 아직 널리 쓰이는 용어다.

예) “솔직히 회사(알바) 일 하면 갑질 다 당하는 거 아니냐.” “일겅.”



<4> 빼박캔트… ‘확실하다’를 강조하는 말


우리말 ‘빼도 박도 못하다’와 영어로 ‘할 수 없다’인 ‘can‘t(캔트)’를 합친 말로 확실하다는 뜻.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의 ‘일겅’ 또는 ‘이거레알’에 ‘빼박캔트’를 붙여 ‘이거레알 빼박캔트 반박불가’로 쓰는 경우가 많다. ‘반박불가’가 붙으면 더욱 격하게 동의한다는 표현이 된다. 

예) “김정은과 트럼프가 진짜로 만날까?” “이거레알 빼박캔트 반박불가.”



<5> 상타치·하타치…천장을 뚫거나 바닥을 치거나


위 상(上), 아래 하(下)를 쓰며 다른 기준과 비교해 높거나 낮은 수준일 때 쓰는 용어다.

온라인게임 등에서 적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 못하는 ‘평범한 타격’의 줄임말인 ‘평타’에서 유래된 말로 이도저도 아니면 ‘평타치’가 된다.

최근에는 사람의 ‘스펙’을 비교할 때 많이 쓰인다. 

예) “대기업 직원이면 상타치?” “의사 판사는 돼야 상타치.”



<6> 커여워, 띵작… ‘야민정음’이 뭐예요?


‘커여워’는 ‘귀여워’, ‘띵작’은 ‘명작’이라는 뜻. 비슷한 글자로 살짝 바꿔 쓰는 언어유희다.

글씨를 흘려 쓸 경우 착각하기 쉬운 글자로 이루어진 이런 경우를 학생들은 ‘야민정음’이라고 부른다.

모 인터넷 사이트의 야구 관련 게시판에서 시작된 유행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 방송사 아나운서가 급하게 날려 쓴 ‘F111’ 전투기를 ‘下川’ 전투기로 읽었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바로 이 야민정음의 시조 격이다.



<7> ‘갑툭튀’… 예고 없이 나타날 때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를 줄인 말이다. 긴 말을 최대한 압축해서 쓰는 급식체의 전형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반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등장할 때 쓴다.

긍정·부정적 어감이 모두 담겨 있다.

예)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어제 저녁에 갑툭튀 컴백!” “저 애는 초대도 안 했는데 갑툭튀야.”



<8> … 극한으로 줄여쓴다


급식체의 핵심인 ‘줄여 쓰기’를 극한으로 적용한 단어다.

놀람을 나타내는 감탄사 ‘어우, 야’가 ‘오우야’로 변형되고, 이어 ‘오우야’에서 자음을 모두 삭제해 ‘ㅗㅜㅑ’를 만든 뒤 이 모음들을 조합해 한 글자로 만들었다.

같은 원리로 ‘돌돔’을 ‘똚’, ‘부부’를 ‘쀼’로 줄여 쓰기도 한다.

예) “나 오늘 취직했어.” “퍄, 추카추카.”



<9> 에바 쎄바 참치…그건 과하다


과한 행동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오버(over)’가 변형을 거듭해 만들어진 말로 ‘그건 과하다’란 뜻이다.

한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오버’를 ‘에바’로 바꿔 말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누리꾼들이 해외 참치캔 브랜드인 ‘에바’를 찾아내 ‘참치’를 덧붙였다.

에바와 마지막 음절이 같은 쎄바를 곁들여 단어를 완성.

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갈 거야.” “에바 쎄바 참치.”



<10> 롬곡옾눞… 뒤집으면 보인다


뒤집어 읽으면 ‘폭풍눈물’이 된다. ‘곰’을 뒤집으면 ‘문’이 된다는 ‘88 서울올림픽식 개그’가 현재의 급식체까지 살아남아 내려온 사례. 같은 경우로 ‘논문’을 ‘곰국’이라고 쓰기고 한다.

자신이나 친한 사람, 좋아하는 연예인 등이 황당하거나 안쓰러운 상황에 처했을 때 사용한다.

예) “그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서 춤추다 넘어졌대.” “롬곡옾눞.”



<11> 가심비(價心比)… 심리적인 만족까지 더한다면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價性比)’에 마음 ‘심(心)’을 더해 변형한 말.

가성비는 물론이고 심리적인 만족감까지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나타내는 단어.

남들 보기엔 “저거 뭐 하러 사나” 싶은 것도 내 마음에 들어 기꺼이 지갑을 열 때 쓴다.

여기서 상품의 가격대가 확 높아져서 더 이상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볼 수 없지만 마음에 쏙 드는 경우엔

 ‘나심비’가 된다.



<12> 낫닝겐…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때


영단어 ‘not’과 ‘인간’을 뜻하는 일본어 ‘닝겐(人間·にんげん·닌겐)’의 합성어.

그대로 직역해 ‘인간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인간을 초월한 듯한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쓰는 것이 사전 1번 용례지만(예: 음바페 월드컵에서 골 넣는 것 봤냐. 완전 낫닝겐), 인간 이하의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낮잡아 부를 때도 쓴다.



<13> 사바사… 사람마다 다르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경우에 따라 다르다)’를 ‘케바케’로 줄여 쓰는 것처럼 ‘사람 바이 사람’의 줄임말로 사람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단어만 바꿔 넣으면 ‘견(犬)바견’ ‘식(식당)바식’ 등으로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

예) “이번 여름 최고 덥지 않냐.” “난 작년보단 덜 더운 거 같은데.” “사바사인 듯.”



<14> 늅늅… 초보입니다, 잘 부탁해요


영어에서 파생된 단어. 애초에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뉴 비지터(New Visitor)’가 있었고, 영어를 사용하는 누리꾼들이 이 단어를 줄여서 ‘뉴비(Newbie)’라고 썼다.

이 말이 한국으로 들어와 다시 한 글자를 줄여 ‘늅’이 됐다. 두 번 연속 쓰는 이유는 초보자인 상대를 놀리거나 스스로 초보자임을 귀엽게 알리기 위한 것.

예) “저 이 게임 처음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늅늅.”




〈15〉고답이… ‘사이다’가 필요한 답답한 사람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한 사람’을 ‘고구마 답답이’로 줄여 부르다가 ‘고답이’까지 줄어든 사례.

시원하다는 의미의 ‘사이다’와 반대되는 상황에서 쓰는 말로, 답답하다 싶은 순간에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쓴다.

‘고답이 팀장님 때문에 필요한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일만 하느라 지친다’에서 고답이 팀장님은 매사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답답한 상사를 뜻한다. 



〈16〉우디르급 태세 전환…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꾼다


소신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한다는 의미의 ‘부화뇌동’과 비슷한 말.

부화뇌동을 아주 빠르게 자주 할 경우에 쓴다.

‘우디르’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의 시범종목이기도 한 인터넷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호랑이, 곰 등 각종 야생동물로 변해 공격하고(게임에서 이를 ‘태세 전환’이라고 한다), 이때마다 몸짓이 빨라지는 특징이 있다.

예) “10분 전엔 부먹(부어서 먹기)이 최고라더니 지금은 찍먹(찍어서 먹기)이라네? 우디르급 태세 전환 오지구요.” 



〈17〉당신은 도덕책… 아이돌 칼군무에 감탄했다면


사람을 보고 감탄할 때 쓴다. ‘도덕책’이라고 하면 언뜻 긍정적인 뜻 같지만 비꼬는 투로도 쓸 수 있다.

‘도대체’의 초성인 ‘ㄷㄷㅊ’을 따와 “당신은 ㄷㄷㅊ”이라고 쓴 것이 ‘도덕책’으로 다시 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스타의 외모를 칭찬할 때부터 응원하는 야구팀의 투수가 무더기 홈런을 맞았을 때까지 용례가 다양하다.

예) 일본 축구대표팀 이긴 박항서 감독, 당신은 도덕책….


http://news.donga.com/Series/7004010000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