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국립국어원에 쏟아진 단골 질문 10개
“여성과학자를 ‘그’라고 하면 안 되나요.” “‘그’는 주로 남성을 가리킵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3인칭 대명사로 쓸 수 있습니다.”
“반 아이가 담임선생님께 ‘저희 반’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무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무리를 겸손하게 표현할 때 씁니다. 담임선생님은 같은 무리로 볼 수 있어요. ‘저희’라고 하면 선생님까지 낮추는 의미가 됩니다. 같은 무리의 사람끼리는 ‘우리 반’이 적절합니다.”
국립국어원 가나다 전화방에는 연 평균 3만5000여 건의 질문이 쏟아진다. 전화번호(02-771-9909)는 ‘친절한 국어연구’에서 음을 따왔다. 전문 상담원 셋이 부지런하게 전화통을 받는다. 우리 말과 글의 올바른 용법에 대해 대답을 해준다. 우리 국민은 한국어에서 어떤 것을 가장 궁금해할까. 또 무엇을 헷갈리게 쓰고 있을까.
2000년 서비스 개시 이후 10년간 밀려들었던 가나다 전화방 궁금증 가운데 ‘알쏭달쏭 한국어’ 10개를 간추렸다. 국립국어원 이정민 연구원은 “10개 항목을 살펴보니 우리 국민은 실제 발음과 문자 표기의 차이를 가장 어렵게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www.korean.go.kr)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①없음/없슴=‘없음’이 맞고 ‘없슴’은 틀리다. ‘없다’는 어간이 받침으로 끝났기 때문에 명사형 어미 ‘-음’으로 활용한다. 참고로 ‘없습니다’와 ‘없읍니다’의 경우 1988년 개정 표준어 규정에 따라 종결어미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게 됐다. 흔히 ‘없습니다’와 ‘없슴’을 관련 지어 사용하지만 ‘-음’과 ‘-습니다’는 관계가 없다.
②-(으)ㅁ으로(써)/-므로=“당신이 있음으로 내가 있다”와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다” 중 어떤 게 맞을까. “당신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있다”에서 보듯 까닭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는 ‘-으므로’로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
③이에요/예요=‘최고에요’와 ‘최고예요’ 중 ‘최고예요’가 맞다. 명사 ‘최고’에 서술격 조사 ‘이-’와 어미 ‘-에요’가 결합된 ‘최고이에요’가 축약된 말로서, ‘최고예요’라고 적어야 한다.
④-오/-요=‘예’ 또는 ‘녜’의 반대말은 ‘아니요’라고 적는다. ‘아니요’는 감탄사 ‘아니’에 존대를 나타내는 ‘요’가 붙은 꼴이다. ‘아니오’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하오체의 어미 ‘-오’가 붙은 형태다. “이것은 책이 아니오” 같이 서술어로만 쓰인다. 윗사람이 묻는 말을 부정하는 대답이라면 ‘아니요’라고 한다.
⑤되어/돼=‘돼’는 ‘되다’의 어간에 종결어미 ‘-어’가 붙어 된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어’가 들어가서 어색하면 ‘되-’를, 자연스러우면 ‘-돼’를 쓴다. “몸매 되지, 얼굴 되지”에서 ‘되어지’는 어색하므로 ‘되지’로 적는다. “그 사람 잘 돼 있다”는 ‘되어’가 자연스럽다.
⑥로서/로써=‘로서’는 자격을, ‘로써’는 수단을 나타내는 조사다. “읽기·글쓰기·말하기 통합으로서의 독서토론 수업계획안” “의협과 용기로써 사건에 대처하자” 등으로 구분해 사용한다.
⑦만듦/만듬=‘만듦’이 옳다. 명사형 어미는 보통 어간이 받침이 있는 말로 끝난 경우에는 ‘-음’을, 받침이 없는 말로 끝난 경우에는 ‘-ㅁ’을 결합한다. ‘만들다’와 ‘가다’의 명사형은 각각 ‘만듦’과 ‘감’이다.
⑧율/률=국어시간에 숱하게 배웠던 것이다. 앞말이 받침이 있는 경우(합격률)에는 ‘률’로, ‘ㄴ’ 받침이나 받침 없이 끝난 경우 ‘율’로 적는다. ‘ㅇ’도 받침이므로 ‘공정률’이 옳다.
⑨-ㄹ게/-ㄹ께=“내가 ~할게/께” “돌아볼게/께” “언제 할 거야/꺼야” 중 “할게” “돌아볼게” “할 거야”가 맞다. 의문을 나타내는 경우가 아니면 ‘ㄹ’ 뒤에서 된소리가 나더라도 ‘-(으)ㄹ거나’ ‘-(으)ㄹ걸’ 등 예사소리로 적는다.
⑩안/않(다)=‘않-’는 어간 ‘아니하-’의, ‘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다. 예를 들어 ‘먹지 아니하다’는 ‘먹지 않다’로, ‘아니 먹다’는 ‘안 먹다’로 표기한다. 양자는 소리로 구분이 잘 되지 않아 흔히 표기에 혼란을 일으킨다.
박정호 기자
'▣ 세상만사 ▣ > 알아두면 유용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女 노출수위 40%일때 가장 매혹적 (0) | 2009.11.19 |
---|---|
'영양의 대왕' 대하…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드세요 (0) | 2009.10.16 |
추석 때 알아두면 편리한 전화번호 (0) | 2009.10.02 |
10월부터 보행자 우측통행 시작 (0) | 2009.09.30 |
내가 알던 위생관리 상식… 다 틀렸네 (0) | 2009.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