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파킹 맡겼다 도난당한 벤틀리, 배상은 누가?

빌딩주·주차관리인 책임
커피숍 주인은 책임 없어

 

커피숍에 들어가려고 건물 주차장에 ‘발레파킹(Valet Parking)’을 했다가 고급 외제차를 도난당했다. 이 경우 커피숍 업주, 주차관리인, 커피숍이 입주한 빌딩 소유 회사 중 누구에게 배상 책임이 있을까.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모(45)씨는 근처 커피숍에 가기 위해 빌딩의 주차요원에게 자신의 벤틀리 콘티넨털 승용차(신차 2억 8600만원·사진)의 주차를 맡겼다. 그러나 주차요원은 빌딩 내부 주차장이 아니라 인도에 불법주차를 한 뒤 열쇠를 주차관리실에 걸어놨고, 주차요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가 열쇠를 훔쳐 차를 몰고 도주했다. 차량을 도난당한 김씨는 커피숍 업주와 빌딩 소유 회사, 주차관리인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99단독 양환승 판사는 “주차관리인과 빌딩 소유 회사에 책임이 있지만 커피숍 업주에겐 책임이 없다”며 “관리인, 빌딩 소유사 양측이 각각 1800만원씩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양 판사는 “주차요원이 불법주차를 했고 차량 열쇠를 걸어놓는 곳이 밖에서 잘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차량 도난은 주차요원의 과실 탓”이라며 주차관리인의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또 “빌딩 소유 회사가 커피숍 업주로부터 매달 100만원을 받는 등 입점 업체로부터 주차관리비를 징수해 왔다”며 “따라서 주차요원과 주차관리인에 대한 지휘 감독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윤경 기자

원문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141/8502141.html?ctg=1200&cloc=joongang|home|newslis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