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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이런일 저런말

러, 붉은 광장 전략무기로 덮어

by 세월따라1 2008. 5. 11.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의 전략무기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등장했다.

 

러시아군은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아 전략무기의 핵심인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과 장거리 폭격기 Tu-160 등 전략무기를 군사 퍼레이드에 동원했다.

 

 토폴-M 미사일은 바퀴 16개가 달린 트럭에 실려 사열대 앞을 지나갔다. 발사 장소를 옮길 수 있는 이동식 미사일인 토폴-M의 사거리는 1만1000km로 최대 6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이 통과한 뒤 붉은 광장 300m 상공에서는 전략폭격기인 Tu-160이 크렘린 주변 건물을 스치듯 지나갔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 폭격기는 핵무기를 싣고 최대 1만4000km를 날아갈 수 있다.

 

지상군의 T-90 전차 부대가 지나간 모스크바 도로에는 캐터필러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송기인 An-124가 통과할 때에는 요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붉은 광장 사열대 중간에 나란히 서서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를 옛 소련 붕괴 이후 위축됐던 러시아군의 부활을 알리는 ‘선전용’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푸틴 총리가 대통령으로 집권했던 지난 8년과 메드베데프 신임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전략무기를 동원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앞서 러시아 정부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무관 3명을 강제 추방하고, 그루지야 국경지대에 병력을 증원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