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 써보니
모바일 인터넷이 대세라는 걸 알려주는 제품 ‘엠아이디’(MID)가 국내에서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엠아이디는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obile internet device)’의 약칭으로, 인텔 아톰프로세서를 장착한 휴대용 피시를 말한다. 삼보컴퓨터, 유경테크놀로지스, 유엠아이디 등 3사는 지난달 잇따라 엠아이디 시판에 들어갔다. 한 업체의 엠아이디를 빌려서 며칠간 사용해 봤다.
이동하면서 피시를 통해 인터넷을 내 맘대로 쓰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고 생각해왔던 사람들의 필요를 상당 부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품이다. 노트북 사용자도 노트북을 꺼내 쓰는 것은 꽤 번거로운 일이다. 두 시간 이상 쓸 경우 전원을 연결해야 하고, 넷북이라 해도 한 손에 올려놓고 쓸 수는 없었다. 엠아이디는 여성핸드백이나 옷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피시의 기능을 모두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자사전이나 피엠피와 비슷한 12㎝ 화면, 400g 안팎의 무게라서 한 손으로 들고 사용할 수 있다. 동영상 연속 시청시 6시간 가량 지속되는 배터리가 휴대성을 한층 높였다.
윈도 엑스피나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피시와 인터넷의 모든 기능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피엠피와 스마트폰은 윈도 시이(CE)를 운영체제로 해서 피시의 인터넷 환경과 달랐다. 엠아이디에선 액티브엑스를 쓴 국내 금융사이트들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이동하면서 은행이나 증권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다.
그동안 무선랜 기능이 있는 아이팟터치 등을 사용해 모바일 웹을 사용해왔지만, 엠아이디는 훨씬 편리하고 강력했다. 화장실에서 엠아이디를 통해 인터넷신문을 접속해보니, 다양한 매체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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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터치스크린 방식이고, 마우스 기능을 하는 조이스틱과 기능키가 있어 익숙해지면 다양한 기능 사용에 큰 불편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기능은 완벽한 피시지만, 휴대성을 높이다 보니 기존 피시에 비해 글자를 입력할 때는 불편이 크다. 자판이 달린 제품도 있지만, 리뷰용 제품은 화면에 새로운 레이어 방식으로 가상 키보드를 띄워서 사용했다. 손으로 키보드를 누르기보다는 제품에 부착돼 있는 스타일러스 펜을 통해 조작해야 했다. 인터넷 검색이나 메일 답변을 위해 입력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다른 모바일 기기와 달리 피시인 까닭에 부팅 시간이 필요했다.
집 밖으로 들고 나갔다. 백화점이나 커피숍 등에서는 공개된 무선랜을 잡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는 유에스비에 와이브로 단말기를 꽂아 무선인터넷을 이용했다. 와이브로를 내장한 제품이 합리적인 요금으로 출시된다면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 회사의 엠아이디 제품 가격은 사양에 따라서 60만~79만원이다. 넷북보다 작지만 값은 별 차이가 없다. 외부에서 키보드를 쓸 일이 많은 사람은 당연히 넷북이나 노트북을 고르겠지만, 주머니 속에 피시를 넣고 다니면서 주로 보고 읽는 용도로 쓸 사람에겐 엠아이디가 더 유용하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구입하려는 사람이나 출퇴근 시간이 길고 동영상을 봐야 하고, 외부에서 수시로 이메일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쓸모가 많은 제품이다.
이렇게 작은 걸 피시라고 부를 수 있냐고?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디엠비를 보는 풍경이 어느새 익숙해진 것처럼 피시가 꼭 책상 위에 올라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제품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431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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