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최장집 교수 “자기성찰·논의 부족” 쓴소리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는 1일 “진보개혁세력이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보수정책에 대한 대안 없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격 자체를 진보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상투적, 정서적 공격에는 진보개혁 진영에서 선행돼야 할 ‘실제 진보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진보개혁입법연대’ 주최의 특강에서 “이명박 정부를 온 힘으로 공격한 결과 이명박 정부가 약화됐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정부에 대한 집중 공격은 기대수준을 너무 낮춰 조금만 잘하더라도 평가를 크게 높여버릴 수가 있다”며 “최근 (이 대통령의)지지율 반등도 그런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최 교수는 현 정부의 ‘탄생’에 대한 진보세력의 ‘책임론’도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진보개혁 정부가 기대를 받았지만 계속적인 실망으로 이어지면서 진보파가 정부를 운영했을 때 ‘대안이 못되는구나’하는 생각이 팽배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간 민주정부가 실패한 결과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유권자들이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지지로 돌아오지 않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진보개혁세력들이 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의 ‘김대중·노무현 계승론’과 관련, “앞 지도자를 승계하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면서 “민주정치는 책임정치이기 때문에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 객관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야당과 진보진영에서 제기된 ‘민주대연합론’을 “억압적인 담론”이라고 규정한 뒤 “현 보수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은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해관계를 억압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의 문제를 정치의 중심이슈로 부각시켜야 한다”며 “민주대연합론에 갇히기보다 포괄적인 ‘야당 블록’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강연을 마련한 ‘진보개혁입법연대’는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의 제안으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소속 진보개혁 성향 의원 26명이 참여해 결성한 모임이다.
<강병한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9011817005&code=9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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