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줄이고 담배 사는 병사들 '부글부글'
군(軍)이 올해부터 병사용 면세 담배를 없애자 병사들이 담배를 끊기보다는 간식비를 줄여 담뱃값을 충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육군 복지근무지원단이 집계한 상반기 매점(PX) 담배 판매량(비면세)은 지난해 1411만갑에서 올해 같은 기간 1874만갑으로 30% 이상 늘었다. 돈으로 따지면 115억원어치다.
반면 감미류(과자나 빵 등)는 지난해 상반기 6164만개에서 올해 5737만개로 7% 감소했다. 빵 생산업체 관계자도 "군에 들어가는 물량이 올 들어 30%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공군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 상반기 PX 담배 판매량이 42만갑에서 59만갑으로 17만갑(40%) 늘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병사들이 월급 중 간식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이를 담배 사는 데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사 월급은 계급에 따라 7만3500~9만8000원 정도다.
군 면세 담배 지급은 병사들을 대상으로 유지해온 제도로 1981년까지는 담배('화랑' 기준)를 직접 15갑씩 나눠줬다. 이후 비흡연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원에게 면세 담배 15갑을 살 수 있는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담배 종류도 은하수, 한산도, 백자, 솔, 88라이트를 거쳐 디스로 바뀌었다.
그러나 15갑이던 보급량이 '금연 운동' 바람을 타고 2006년 10갑, 2007년 5갑으로 줄었다. 올해부터는 면세 담배가 아예 없어졌다. 1갑에 2500원을 주고 사야 한다. 국방부는 그러면 자연스레 금연하는 병사가 늘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는 '빵 살 돈을 줄여 담배를 사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면세 담배 폐지 이후 한 부대 PX 판매 품목 순위 조사에서는 담배가 1위로 올라서고, 1위였던 빵이 2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국방부 보건정책과는 "장병 흡연율이 63%(2004년)에서 2007년 50.7%, 2008년 49.7%로 감소하고 있다"며 면세 담배 폐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장교와 병사를 모두 합한 것으로 실제 면세 담배 폐지로 영향을 받는 병사들 흡연율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게 군 내 인식이다.
한 병사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서 복지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면세 담배 구입제도를 무작정 없앤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원문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09/20090909020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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