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말없는 다수는 사라지고 겁먹은 허수만 존재하게 됐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24일 오전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말없는 다수 또는 겁없는 허수'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촛불시위 때 언론 보도가 특정한 방향으로만 편중되는 듯해 이에 대해 한마디 하자 주위에서 '잘했다'면서도 '큰일났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위반응을 보고 "우리나라에서 말없는 다수는 사라지고 겁먹은 허수만 존재하게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쩌면 이들이 (이탈리아의 사상가) 그람시가 말하는 '함락된 진지'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추정해보니 70,80년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상대편의 이데올로기에 함락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공통의식을 가진 절대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회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이권다툼이 치열해지는 만큼 지켜야 할 가치를 확립하고 이에 동의하는 다수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60년간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이 국가를 만들었는지 같은 제대로 된 국민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국민형성운동이 추진돼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이날 강연에서 "지난 10년간 내가 보수 우파의 논리를 앞장서 대변했지만 과연 잘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사회가) 아무런 감정이 없는 두 아이를 불러다 마주 보고 따귀를 때리게 하던 옛날 체벌방식처럼 지식인에게 따귀 때리기를 시킨 것은 아닌가 싶다"며 "장난처럼 주고받던 '따귀 때리기'가 나중에는 전력을 다해 하게 되는 것처럼 10년간 내 논리가 이런 식으로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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