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北), 미사일 압도적 우위… 남한은 사거리 300㎞

북한의 5일 장거리로켓 발사로 핵전력은 물론 미사일 전력에서도 남북 간의 심한 불균형 상태가 새삼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로켓 발사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어떻든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을 수천㎞ 밖으로까지 날려보낼 수 있는 반면, 우리측 미사일 수준은 그것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남북 간 미사일 전력의 균형추는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등 사거리나 보유 수량에서 남한보다 현격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북한은 남한 타격용인 사거리 300~700㎞의 스커드-B(화성5호)와 스커드-C(화성6호)를 600여발, 사거리 1300㎞에 달하는 노동미사일 200여발을 각각 보유한 것으로 우리 군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이집트가 보유한 스커드-B를 도입해 분해한 뒤 이를 모방하거나 개량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만들었고, 이후 장거리용 대포동 1·2호를 개발했다. 북한은 지난해까지 일본 오키나와와 태평양 괌의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둔 사거리 3000~4000㎞ 이상의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 10여기를 실전 배치했다. 노동 미사일과 함께 한반도 전시(戰時) 미군 증원전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미사일 전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반면 우리 군이 현재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에 불과하다. 사거리를 300㎞ 이내로, 탄두 중량을 500㎏ 이하로 제한하는 한·미 간 미사일 협정 및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탓이다. 북한의 지하 미사일 시설 파괴나 스커드 발사대를 공격하기 위한 미국제 에이태킴스(ATACMS) 미사일(200여발), 사정거리 180~300㎞의 국산 현무 1·2(수백발) 등이 고작이다. 이들 미사일은 이번에 장거리로켓이 발사된 함경북도 무수단리 등 북한 북부 지역을 타격하기도 어려운 한계가 있다.

육군의 지대지 미사일 현무 /이기원 기자  

우리 군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10여년 전부터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순항)미사일과 비슷한 순항 미사일 '천룡' 등을 개발, 수년 전부터 배치해왔다. 포물선 비행을 하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일정 고도 위를 수평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은 탄두 중량만 500㎏을 넘지 않으면 MTCR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탄두가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사정거리는 짧아질 수밖에 없는 순항미사일의 특성상 '천룡'도 최대 사정거리가 500~1000㎞에 지나지 않아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군 당국은 사정거리 1500㎞의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는 한편, 사정거리 400㎞의 '재즘' (JASSM)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수백발을 북한 전략목표물 타격용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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