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라이터 등 '휴대품'은 보상 못받아
Q 얼마 전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 뒤에서 다른 자동차가 제 차를 들이받아서 차가 부서지고 물건이 파손됐습니다. 차 수리비 100만원, 끼고 있던 손목시계 50만원, 휴대폰 20만원 등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3가지 모두 보상받을 수 있나요?
A 자동차 사고가 나면 가해 차량의 보험사가 피해를 조사한 뒤, 가해자를 대신해서 피해 차량 운전자에게 대인·대물 배상을 합니다. 이번 사고의 경우 차량을 들이받은 뒤차 운전자에게 사고 책임이 있으므로 자동차 수리비는 당연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 운전자가 갖고 있던 물건에 대해서는 물건의 종류에 따라 보상 여부가 엇갈립니다.
개인용자동차보험약관 제14조는 피해 운전자가 소지하는 물건을 '휴대품'과 '소지품'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휴대품'은 일상생활에서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으로, 현금, 유가증권, 지갑, 만년필, 라이터, 손목시계, 귀금속, 기타 장신구 등을 말합니다.
'소지품'은 휴대품 이외에 소지하는 물건으로 휴대폰, 노트북, 캠코더, 카메라, CD플레이어, MP3, 녹음기, 전자수첩, 전자사전, 휴대용 라디오, 핸드백, 서류가방 및 골프채 등을 말합니다. 주로 전자제품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자제품 등 '소지품'은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1인당 200만원 한도 내에서, 사고로 인해 훼손된 물건에 한해 피해액만큼 실손 보장합니다. 하지만 현금 등 '휴대품'은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즉 휴대폰은 수리비를 돌려받을 수 있지만, 손목시계 값 50만원은 받을 수 없습니다.
일상생활의 '휴대품'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이유는, 객관적인 피해의 입증이 쉽지 않은 데다 분쟁의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가령 피해자가 자동차 사고 이전에 잃어버렸던 현금 또는 훼손됐던 물건을 자동차 사고로 인한 피해라고 주장해도 사실 관계의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또 '휴대품'은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도 명품 브랜드 등에 따라 가치가 매우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습니다. 보상액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길 소지가 많은 것이지요. 사고를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휴대품'까지 보상해주면 좋겠지만, 보상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경우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결국 이는 전체 보험 고객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 보험사들도 대개 한국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험사가 보험계약에 따른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해서, 피해 운전자가 가해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피해자는 '휴대품' 파손에 대해서 가해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법원이 배상 여부를 가리게 됩니다.
정성훈 현대해상 경영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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