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47년 WHO 한국사무소, 이달 말 한국에서 완전철수
결핵·말라리아·한센병 퇴치, 한국 보건 발전에 큰 기여
전국 읍·면에 보건소 세우며 無醫村 해소에 결정적 역할
<세계보건기구>
6·25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각종 전염병과 질환에 시달린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줬던 'WHO(세계보건기구) 한국연락사무소'가 이달 말에 문 닫는다고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6일 밝혔다. 1965년 WHO 주한대표부가 설치된 이래 우리나라 보건의료에 기여한 WHO 한국사무소가 47년 만에 완전 철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1050만달러를 WHO에 지원금으로 내는 등 이젠 위생·보건분야에서 세계 11위 기부 국가가 됐다.
WHO는 한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자, 1999년에 주한대표부를 연락사무소로 격을 낮추고, 2004년에는 외국인 연락관을 철수시켰다. 이후 보건복지부 건물 안에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 파견 직원 1명만으로 연락사무소를 유지하다가 이달 말로 완전히 철수하게 된 것이다.
1965년 WHO 주한대표부가 설립된 이후 WHO가 한국의 보건·의료 발전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방역자금을 지원해 당시 3대 망국병(亡國病)이라고 일컫던 '결핵·한센병·기생충' 퇴치에 큰 역할을 했다.
1965년 서울 350만명 인구 중 280만명이 결핵환자였다. WHO는 서울에 중앙결핵검사소를 설치하고, 엑스레이기(機)가 설치된 버스를 만들어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결핵 검진을 실시했다. 또 한센병(나병) 환자의 집단 주거지를 만들고 치료약을 지원해 8만명에 달하던 한센병 환자를 질병에서 해방했다.
말라리아 퇴치도 WHO의 대표적인 공헌이다. WHO는 1959년부터 곤충(모기)학자 등 방역팀을 파견하고 치료제와 DDT 뿌리는 기구는 물론 방역팀 월급까지 지원해 1969년에는 말라리아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1993년부터 말라리아가 다시 발생한 것은 북한에서 말라리아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천연두·홍역·결핵 예방백신을 개발하도록 기술 지원을 했고, 매독·임질 치료제를 공급해 성병 퇴치에도 기여했다. 이동모 차의과대 부총장은 "1970년대부터는 WHO가 경기 용인의 각 읍·면에 보건소·보건지소를 설치하는 '지역주민 건강사업'프로젝트를 제시,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무의촌(無醫村) 해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WHO는 한국의 보건인력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도 했다. 1949년부터 보건인력 양성을 위해 의사·간호사·공무원 등 수백명에게 유학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장관, 유승흠 전 연세대 의대교수 등이 대표적인 장학생 출신이다. 박노례 인제대 명예교수는 "WHO가 지원한 보건의료 프로젝트 10여개로 우리는 세계적인 보건의료 선진국이 됐다"며 "WHO 연락사무소가 없는 국가는 WHO 가입 194개국 중 40여개국에 그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WHO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각종 자료를 수집해 백서를 발간키로 했다.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07/20120907000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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