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성 징병제’의 5가지 팩트
- ▲NATO 최초로 노르웨이가 실시한 ‘여성 징병제’가 화제다.
- ▲이 제도에 대한 팩트는 다음과 같다.
- ①여성이 먼저 ‘여성징병제’를 주장했다. ②노르웨이 군인은 남녀 가리지 않고 한 방에서 혼숙을 한다. ③복무기간은 19개월이다. ④여성징병제라고 하지만 가기 싫은 사람은 안가도 된다. ⑤현 병력의 14%가 여성으로, 노르웨이는 남녀의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7월부터 노르웨이에서 여성 징병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최초다.
AFP통신은 8월 25일(현지시각) 노르웨이 북쪽 세터모엔(Setermoen)의 베이스캠프에서 훈련받는 여군들의 모습을 전했다. 이 매체는 “모자 뒤로 묶음머리를 길게 내려뜨린 여성 신병들이 이곳 저곳에 있었다. 이들은 전투임무에 사용되는 소총을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고 보도했다.
①여성 정치인이 앞장서서 ‘여성 징병’ 주장
노르웨이 여성 징병제를 처음 화두로 올린 것은 사회주의 정당인 ‘사회주의좌파당(Sosialistisk Venstreparti)' 소속의 여성 정치인들이다.
잉빌드 레이머트(Ingvild Reymert) 오슬로 시의회 의장, 산드라 보치(Sandra Borch) 당 청년위원장, 잉그리드 오운(Ingrid Aune) 전 당 고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2013년 3월 “남자가 가정에서 많은 책임을 지고 있다면, 여성은 국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장관도 힘을 보탰다. 에릭센 쇠레이데(Eriksen Søreide) 노르웨이 국방장관은 2013년 6월 “모든 여성은 성중립적인 군복무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릭센 장관도 여성이다.
이후 여성의 군복무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고, 2014년 10월 노르웨이 의회를 통과했다. 본격적인 징병이 시작된 것은 지난 7월부터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 국내 일부 매체가 “8월 25일부터 시작된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에릭센 쇠레이데(Eriksen Søreide) 노르웨이 국방장관.
영국 주재 노르웨이 대사관 홈페이지는 여성 징병제가 중요한 이유로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여성 징병제 도입으로 인해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게 됐고, 두 번째는 군대 운용능력(operational capabilities) 강화를 위한 병력의 다양성이 충족됐다는 것이다. 성차별 해소와 군대 운용능력이 같이 언급돼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렇다고 해서 노르웨이에 성차별이 심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성차별 지수(The Global Gender Gap Index)’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성차별 지수가 낮은 나라로 선정됐다. 1위는 아이슬란드다. 우리나라는 115위다.
텔레그래프는 2013년 6월 17일 “노르웨이는 성평등을 위한 투쟁에서 제일 앞에 서 있는 국가”라며 “공기업과 상장기업은 임원의 최소 40%를 여성으로 임명해야 한다. 정부 직원 가운데 절반은 여성이다”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2014년 10월 14일 “여성 징병제 도입으로 노르웨이가 성평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했다.
③복무 기간은 19개월… 병력 14%가 여성
노르웨이는 40년 전이던 1976년부터, 원하는 여성에 한해 지원병제를 실시했다. 이것이 이번에 징병제로 바뀐 것이다. 미국 국방정보사이트 글로벌시큐리티에 따르면, 앞으로 만 19~44세의 여성은 누구나 군복무의 의무를 지게 된다. 복무기간은 19개월이다.
노르웨이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현재 노르웨이 군의 약 14%가 여성”이라며 “이 비율은 앞으로 점차 늘어날 예정”이라고 나와 있다. 노르웨이 일간지 ‘노르웨이 투데이’는 7월 21일 “입소 예정인 1150명의 신병 가운데 25%(288명)가 여성”이라고 했다.
④징병제지만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된다
징병제라면, 모든 여성이 군복무를 피할 수 없을까? 아니다. 노르웨이의 징병제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영국 주재 노르웨이 대사관 홈페이지는 “모든 여성이 강제 징집 대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군대 지원자들은 이미 증가 추세이고, 해마다 필요한 정원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린다”는 것이 이유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노르웨이 군대가 필요로 하는 병력은 매년 최대 1만명이다. 그런데 군대 소집을 기다리는 사람은 6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AFP통신은 “노르웨이에서 군복무는 취업 시장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개인적 성취’로 여겨진다”며 “그래서 정말로 군대를 가고 싶어 하는 사람만 입대를 지원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학업이나 건강, 종교적 신념 등 다양한 이유로 군복무를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⑤노르웨이 군인은 남녀 혼숙을 한다
사실이다. 노르웨이 군인은 남녀 가리지 않고 혼숙을 한다. 노르웨이 성평등연구소 킬덴(Kilden)은 2014년 3월 ‘군대: 평등의 전장(The Army: Battlefield of Equality)’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따르면 2명의 여군과, 6명의 남군이 같은 방을 쓴다고 한다.
보고서는 “여군과 남군은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며 “이들에게 혼숙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리고 “남녀가 방을 함께 쓰면서 군대 내 성추행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혼숙은 성차별을 없애는(degenderizing) 효과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스웨덴 신문 더 로컬은 8월 25일 “최근 설문조사에서 혼숙에 찬성하는 여군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더 로컬은 “일부 여성들은 ‘부적절한 언행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로 혼숙을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의 여성징병제는 NATO 최초이긴 하지만, 세계최초는 아니다. 이스라엘과 북한은 노르웨이보다 먼저 여성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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