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용 위성이 북한 황해도 곡산 기지에서 촬영한 가짜 미그 전투기로
추정되는 전투기 모형들. /구글 어스
본지가 입수한 80쪽 분량의 북한군 전자전(電子戰) 교범은 미국 정찰위성 등 한·미 양국군의 첨단 감시 정찰 장비로부터 각종 시설·장비를 숨기고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 북한군이 수많은 실험결과 찾아낸 다양한 위장·기만 수단과 방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예컨대 수도권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장사정포 갱도진지를 비롯, 각종 갱도진지 입구를 레이더나 적외선 탐지 수단으로부터 숨기기 위해 갱도 입구에 반(反)전파, 반(反)적외선 흡수제를 바르도록 했다. 원추형으로 만들어지는 흡수제는 전파는 99.8%, 적외선은 99.9%를 차단할 수 있다고 이 문서는 밝혔다. 또 진짜 갱도에서 150~300m 떨어진 곳에 가짜 갱도 입구를 만들고 입구에는 레이더 전파를 강하게 반사하는 '각반사기'를 설치해 한·미 정찰기 레이더에 진짜 갱도인 것처럼 나타나도록 했다.
비밀로 표기돼 있는 이 문서는 화폐개혁 전후의 함북 온성시장 모습 등 북한 상황 정보 입수 및 탈북자 지원활동을 펴온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북한 내 정보 소식통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끝에 최근 입수한 것이다. 김 목사는 "외부 지원 없이 고급 정보를 입수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문서는 특히 함정, 전투기, 전차 등에 칠하는 레이더 전파 흡수 스텔스 페인트(도료)도 개발됐음을 밝히고 있다. 이 페인트는 점착제 50%, 흡수제 33.4%, 톨루올 16.6% 등으로 만들어지며 1.4~1.8㎜ 두께로 발랐을 경우 95%의 전파를 흡수하고 3~5년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짜 전투기는 물론 가짜 활주로, 해군 동굴기지 입구, 함정 등도 만들도록 했다.
이 문서는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서 북한 인근 상공에 종종 출동하는 미군 RC-135 정찰기, 한국군의 금강·백두정찰기가 보통 12㎞ 고도에서 정찰활동을 펴고 있는 점을 감안, 12㎞ 고도의 정찰기로부터 은폐할 수 있는 시설 높이가 거리에 따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한 도표까지 담고 있다. 우리 군 최전방 지역에 배치돼 있는 지상 감시 레이더를 속이려면 보병은 시속 1㎞ 이하로 움직이고 앞사람과의 간격은 5m를 유지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정보 전문가는 "이 교범은 북한이 고가(高價)의 첨단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 값싸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위장·기만 전술을 개발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원문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8/23/2010082300048.html?Dep1=news&Dep2=top&Dep3=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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