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만사 ▣/주마등

추석 선물 변천사

by 세월따라1 2015. 9. 23.

 추석에 달걀이나 밀가루를 선물로 준다면? 지금은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1950년대엔 최고의 명절 선물이었습니다. 시대별 명절 선물 인기 아이템은 당시 사회의 발전 모습과 우리의 생활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사람들은 추석 때 어떤 선물을 주고받았을까요? 그 변천사를 살펴봤습니다.

 

1950년대: 달걀, 찹쌀, 고기 등 수확한 농축산물이 추석 선물

6·25전쟁 후의 추석 선물은 식생활에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품화된 추석 선물은 존재하지 않았고, 직접 수확한 달걀·찹쌀·고추·돼지고기 등과 같은 농축산물을 수확해 주고받았습니다.


 

1960년대: 추석 선물의 지존은 설탕과 세탁비누

 

196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라면 50 개입 한 상자, 맥주 한 상자, 설탕 6kg, 세탁비누 30개 세트 등이 선물로 등장했습니다. 이때부터 추석 선물이 상품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설탕과 세탁비누, 조미료 등은 고급 선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설탕 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그래-뉴 설탕'으로 6kg에 780원, 30kg에 3900원에 판매됐습니다. 1963년에 라면 한 봉지에 10원, 자장면 한 그릇이 평균 25원이었던 것에 비교해본다면 설탕이 얼마나 고가의 선물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 산업화 영향으로 실용적인 선물세트가 인기

 

 

 

 

경제 산업화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추석 선물에도 큰 변화가 왔습니다. 식용유, 치약, 양말과 같은 실용적인 선물세트가 등장했고, 여성용 화장품과 스타킹도 첫 등장과 동시에 고급 선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여성용 화장품 세트는 3300~5000원에, 반달표 스타킹세트(6개입)는 900~1800원에 판매됐습니다. 당시 희귀했던 금성 라디오가 7700원에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고가의 선물이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 동서식품의 맥스웰 커피세트는 당시 백화점 추석 선물 매출로는 설탕과 조미료 세트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과자선물세트도 추석 선물의 필수 품목으로 1979년까지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1980년대: 화장품, 정육, 과일 등 전 품목에서 '패키지화 경쟁'

 

 

 

 

 

 

추석 선물도 드디어 단순한 포장에서 고급 패키지로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1978년 비누 선물세트의 고급 패키지를 시작으로 화장품, 정육, 과일 등 전 품목에서 '패키지화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더불어 선물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그전에는 선물 아이템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넥타이, 지갑·벨트세트 등 신변잡화용품이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전부터 최고급 선물로 인정받아오던 갈비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가장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선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습니다.


1990년대: 추석 선물의 양극화 현상

 

 

 

 

1990년대의 가장 대중적인 추석 선물은 '상품권'이었습니다. 1994년 4월부터 상품권이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했고, 간편하고 편리한 상품권의 장점이 주목받으면서 1990년대 후반엔 가장 대중적인 선물이 됐습니다.
또 대형할인점이 생기면서 실속있는 저렴한 선물세트가 생긴 것도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런 저가 선물세트와 함께 100만원이 넘는 양주나 영광굴비와 같은 호화 선물도 등장해 판매됐습니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웰빙 식품의 열풍

 

 

 

 

2000년대 들어서면서 가장 큰 특징으로 나타난 것은 '웰빙 식품'의 인기 상승입니다. 사람들이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각종 웰빙 제품이 사랑받게 됐습니다. 와인, 올리브 등은 물론 치즈나 트뤼플 등 세계적인 진미 상품이 명절 선물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31/20150831010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