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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주마등

[대한민국 제1호] 선풍기·에어컨

by 세월따라1 2013. 7. 24.

1960년 3월 여름을 서너 달 앞두고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선풍기가 우리 국민에게 선을 보였다. 금성사(현 LG전자)가 내놓은 'D-301'<왼쪽 사진>이었다. 금성사는 금형과 모터를 개발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풍기 설계에 착수한 지 2개월 만에 첫 선풍기를 내는 데 성공했다.

그전까지 국내에 나와 있던 선풍기의 대부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만든 외제 전기 선풍기였다. 첫 국산 선풍기 'D-301'은 알루미늄 날개를 사용했고 날씬한 모양을 내기 위해 쇠파이프를 휘어 몸통을 만들었다.

1년 후인 61년 3월 금성사는 'D-301'을 보완한 'D-302'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날개와 기본 받침대를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모터와 변속기를 사용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3단 버튼도 부착했다.

 

 

 

하지만 전력 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정부는 전력 소비량이 많다는 이유로 선풍기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D-302'는 나온 지 2년여 만인 63년에 단종됐다.

금성사는 1964년에 선풍기 머리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타이머 기능을 장착한 새 모델을 개발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기에 동양정밀공업(주) 등도 선풍기를 내놓았다. 이렇게 한동안 선풍기시장을 점유해온 LG전자는 2005년 고부가가치산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바꾸면서 선풍기사업을 중단했다. 현재는 한일, 신일, 쿠쿠 등의 업체가 선풍기를 만들고 있다.

날개로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와 달리 집안 공기 자체를 냉각시켜 냉방을 하는 국내 최초의 가정용 에어컨은 1968년에 등장했다. 역시 금성사가 만든 'GA-111'<오른쪽 사진>. 창문형 룸에어컨으로 개발된 'GA-111'은 자동 온도조절장치와 회전식 방향조절기를 갖췄다.

하지만 이 제품은 미국의 전자회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사로부터 주요 부품을 공급받아 조립만 해 만든 것이었다. LG전자는 1967년 GE와 1978년까지 기술 계약을 체결하고 에어컨 핵심 부품인 냉각코일 기술을 이전받아 열교환기 설비를 갖췄다. LG전자는 1980년대 말부터 주요 부품을 자체 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가 1974년부터 가정용 국산 에어컨을 만들기 시작하면서였다. 지금은 대우일렉트로닉스와 위니아 등도 에어컨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 연속 세계 에어컨시장 점유율 1위(판매 대수 기준)에 올랐다. LG전자는 2008년 11월에 에어컨업계 최초로 누적 판매 1억대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2008년 이후에는 중국 가전업체들이 내놓는 저렴한 제품에 밀려 판매 대수로 1위를 하고 있지 못하다"며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상업용 에어컨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 에어컨시장(가정용+상업용 등)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각각 4조4600억원과 2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려 3~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김진 기자 mozartin@chosun.com

http://issue.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7/21/20100721006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