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매춘 이야기 띄워 드라마로도 제작 화제
논문 준비하며 돈 아쉬워 나서
“익명으로 살기 지루했다” 고백
2003년 10월부터 영국에서는 ‘벨 드 주르(Belle de Jour·낮의 여인): 런던 창녀의 일기’라는 온라인 블로그가 큰 화제였다. 자신을 런던의 고급 창녀라고 밝힌 ‘벨 드 주르’라는 인물이 14개월 동안 만난 남성과의 성관계 등을 솔직하고 재미있으면서도 뛰어난 문장력으로 묘사한 것. 유명세를 타고 2005년에는 블로그 내용을 묶어 책이 나왔고, 2007년에는 TV드라마 ‘런던 창녀의 비밀일기’로까지 제작됐다. 이후 벨 드 주르가 누구인지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 정체는 6년간 영국 문화계의 비밀로 남아 있었다.
그런 벨 드 주르가 15일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체를 드러냈다. 주인공은 자그맣지만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금발의 34세 여성 브룩 매그넌티 씨(사진)였다. 그는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스틀에 있는 성(聖)마이클스병원의 아동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창녀 커밍아웃’을 한 까닭은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었던 데다 “익명으로 살기가 지루했기 때문”이다. 입이 가벼운 전 남자친구가 언제 비밀을 폭로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매그넌티 씨는 창녀 일을 한 것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는데 집세도 못 낼 지경이었다”며 “바로 일을 시작하고, 현금을 빨리 손에 쥐면서 논문 쓸 시간도 낼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바버렐라 에이전시’라는 매매춘 회사를 통해 1회 두 시간의 ‘만남’에 300파운드(약 58만 원)를 받는 창녀로 변신했다. 이 중 수수료를 뗀 200파운드(약 38만 원)가 그의 몫. 일주일에 ‘손님’은 두서너 명. 14개월 동안 상대한 남성은 수백 명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벨 드 주르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연구소 동료를 비롯해 6명뿐. 그의 출판계약을 대행했던 에이전트도, 부모도 몰랐다고 한다. 창녀 생활에 후회는 없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그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했다.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Inter/3/02/20091117/24159832/2&top=1
'▣ 세상만사 ▣ > 이런일 저런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원조 '받던 나라'서 '주는 나라'로 (0) | 2009.11.25 |
---|---|
통계로 보는 1950년대 경제·사회상 (0) | 2009.11.21 |
헌법재판소에 매달리는 비겁한 대한국민 (0) | 2009.11.15 |
실패로 끝난 ‘10대 종말론’ (0) | 2009.11.05 |
과학이 밝힌 1500년전 ‘가야 여성’의 삶 (0) | 2009.11.05 |